특정 혈액형 보유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중증 또는 사망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혈액형을 결정하는 특정 단백질이 코로나19 중증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혈액형이란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abo식 혈액형은 적혈구의 세포 표면에 나타나는 항원에 따라 피를 구분하는 방법이다. 혈액형은 a 또는 b 항원의 유무로 나뉘게 된다. 적혈구에 a 항원이 있다면 a형, b 항원이 있다면 b형, 둘 다 있다면 ab형, 둘 다 없다면 o형으로 분류된다. abo식 혈액형을 다시 세부적으로 rh식 혈액형으로 나누게 되는데, rh 혈액형군에 속하는 항원은 c, d, e 등이 있다. 이 가운데 rh(d) 항원이 없으면 rh-(음성), 있으면 rh+(양성)로 분류된다.
영국 연구팀 “코로나 잘 안 걸리는 o형”7일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university of cambridge), 오스트리아 비엔나 의과대학(medical university of vienna) 등 공동연구팀은 abo 혈액형을 결정하는 단백질이 코로나19 중증화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본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유전체학(plos genetics)’에 게재됐다. 공동연구팀이 3,000종 이상의 혈액 내 단백질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위중증 또는 사망을 유발하는 단백질 6종과 그로부터 보호하는데 기여하는 단백질 8종을 확인했다. 사망을 유발하는 단백질 중 혈액형을 결정하는 ‘abo’ 단백질이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나 혈액형이 코로나19 중증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구팀은 o형이 다른 혈액형에 비해 코로나19 위중증 또는 사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전 연구에서 코로나19 양성자 중 a형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추후 a형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일하거나 비슷한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는 반면 이와 상반되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도 있다.
캐나다 연구팀 “혈액형이 o형이거나 rh-인 사람들이 감염될 가능성 적어”‘내과학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o형은 a형보다 코로나19에 감염될 확률이 5% 낮지만, 모든 혈액형과 비교했을 때 12%까지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rh 분류에서는 rh-가 rh+에 비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평균 2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a형 혈액형이 코로나19 감염에 취약”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브리검여성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 연구팀은 지난해 a형이 코로나19에 더 잘 감염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수용체 결합 도메인(rbd)이 a형의 혈액과 더 잘 결합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연구팀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수용체 결합 도메인이 폐에서 발견되는 혈액형 a 항원을 인식하고 들러붙는다”고 설명했다. 본 연구결과는 ‘블러드 어드밴시스(blood advances)’에 게재됐다.
미국 인터마운틴 메디컬센터 “혈액형과 관계 없어”반면 2021년 7월 미국에서는 10만명이 넘는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 혈액형에 따라 코로나19의 중증도가 달라진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연구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 인터마운틴 메디컬센터(intermountain medical center) 등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10만 7,796명의 자료를 조사한 결과 코로나19와 혈액형 사이에 어떠한 구체적인 관계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본 연구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학술지(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